한방 다이어트가 단순 식욕억제와 다른 이유

아침 체중계의 숫자가 며칠째 같은 자리에 멈춰 있습니다. 먹는 양은 분명히 줄였습니다. 그런데 저녁 여덟 시가 지나면 허기가 이전보다 또렷해지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먹을 것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검색창에 상황을 적어 넣으면 "의지"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돌아옵니다.
이 상태는 의지의 문제로는 잘 설명되지 않습니다. 체중이 줄면 몸은 여러 경로에서 동시에 되돌리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바뀌고, 휴식할 때 쓰는 에너지량이 내려가며, 근육을 포함한 체성분도 함께 변합니다. 식욕이라는 한 지점만 눌러서는 이 흐름 전체를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한의학이 "체질을 본다"고 말할 때 가리키는 지점도 결국 여기에 가깝습니다.

배고픔은 감량한 뒤에 더 커집니다
체중이 줄면 식욕이 함께 줄어들 것 같지만, 측정된 결과는 반대입니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 2011년에 실린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의 「Long-Term Persistence of Hormonal Adaptations to Weight Loss」는 당뇨가 없는 과체중·비만 성인 50명에게 10주 동안 초저열량식을 처방한 뒤 호르몬을 추적했습니다.
평균 13.5 kg이 줄었을 때 포만 신호인 렙틴·펩타이드 YY·콜레시스토키닌·인슐린은 감소했고, 배고픔 신호인 그렐린은 증가했으며, 주관적 식욕도 유의하게 올라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처음 감량으로부터 1년이 지난 62주 시점에도 렙틴·그렐린·펩타이드 YY 등의 수치는 감량 전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배고픔 역시 여전히 높은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체중 재증가를 부추기는 식욕 매개물질의 변화가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식욕억제 위주의 접근이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약이나 의지로 신호를 위에서 덮을 수는 있어도, 신호를 만들어 내는 조건 자체는 그대로 남습니다.
대사는 줄어든 체중에 맞춰 내려갑니다
두 번째 축은 에너지 소비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이 2016년 학술지 『Obesity』에 발표한 추적 연구는 체중 감량 경연 프로그램 참가자 16명 중 14명을 6년간 따라갔습니다. 30주 경연이 끝난 시점의 감량은 평균 58.3 kg, 휴식대사량은 하루 610 kcal 낮아져 있었습니다.
6년 뒤 참가자들은 줄인 체중의 상당 부분인 평균 41.0 kg을 다시 얻었습니다. 그런데 휴식대사량은 기저치보다 하루 704 kcal 낮은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체성분과 나이 변화를 보정하고도 설명되지 않는 몫, 즉 적응대사(metabolic adaptation)는 하루 -499 kcal이었습니다. 체중이 돌아왔는데도 대사는 따라 돌아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근육 문제가 겹칩니다. 열량을 급하게 줄이면 지방만 빠지지 않고 제지방량도 함께 줄어듭니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가 더 낮아지고, 낮아진 대사는 다음 감량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굶는 방식이 반복될수록 출발선이 뒤로 밀리는 구조입니다.

약을 끊은 뒤를 기록한 연구가 있습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위 배출을 늦추고 포만 신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 계열의 대표 임상인 STEP 1 시험은 BMI 30 이상(또는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27 이상)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68주간 진행됐습니다.
주목할 것은 그 뒤에 붙은 연장 관찰입니다. 2022년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실린 STEP 1 연장 분석은 68주를 마친 참가자 중 327명을 약을 끊은 상태로 1년 더 추적했습니다. 68주까지 평균 체중 변화는 실험군 -17.3%, 위약군 -2.0%였습니다. 중단 후 52주가 지난 120주 시점에 실험군은 11.6%p를 다시 얻어 시작점 대비 -5.6%에 머물렀습니다. 혈압·지질 같은 심대사 지표도 대부분 기저치 쪽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저자들은 이 결과가 비만의 만성 질환적 성격을 확인해 주며, 개선을 유지하려면 치료가 계속되어야 함을 시사한다고 적었습니다.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 2022」가 약물치료를 규정하는 방식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침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에서 비약물치료로 감량에 실패한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하고, 유지 용량 투여 3개월 내에 5% 이상 감량이 없으면 약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할 것을 권고합니다. 1차 목표는 6개월 내 5~10%입니다. 약은 그 자체로 종착점이 아니라 평가와 조정이 따라붙는 도구라는 전제가 지침 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식욕억제제에는 처방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성격이 또 다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8월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기준」을 마련해 펜터민·펜디메트라진·디에틸프로피온·마진돌의 사용 원칙을 정리했습니다. 대상은 원칙적으로 BMI 30 이상,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 27 이상입니다. 투여는 4주 이내 단기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최대 3개월을 넘기지 않도록 했습니다. 두 종류 이상을 함께 쓰지 않고, 소아·청소년에게는 쓰지 않으며, 미용 목적 처방 대상도 아닙니다.
기간에 상한을 둔 이유는 의존성과 내성, 불면·불안 같은 정신과적 이상반응 때문입니다. 식약처가 처방 내역을 모니터링해 기준을 벗어난 처방을 통보하는 사전알리미 절차를 운영하는 것도, 여러 의료기관을 옮겨 다니며 기간을 늘리는 사례가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체질을 본다"는 말은 유형을 나눈다는 뜻입니다
한의학은 같은 비만을 하나의 상태로 보지 않고 변증(辨證)으로 나눕니다. 한방비만학회의 병리기전 설명은 기허(氣虛)로 운화 기능이 무력해져 이차적으로 담습(痰濕)이 생기는 경로, 비감후미(肥甘厚味)한 음식을 과식해 비위의 운화 작용이 실조되는 경로, 내상칠정(內傷七情)이 장부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경로를 함께 제시합니다. 잘 먹고 열감과 변비가 뚜렷한 쪽(실증 계열)과, 많이 먹지 않는데도 붓고 쉽게 처지는 쪽(허증 계열)은 한의학에서 서로 다른 상태로 봅니다.
이 분류는 추상적인 인상평이 아니라 문진 항목의 집합입니다. 2021년 『한방비만학회지』에 실린 비만 변증 설문지 재평가 연구는 실제 진료 자료 203명분을 데이터마이닝으로 분석했습니다. 식적·간울·양허·비허·담음·어혈 여섯 유형 가운데 간울 33%, 식적 27%, 양허 24%로 세 유형이 전체의 84%를 차지했고, 52개 문항 중 13개를 제외한 39개 문항이 세 군집으로 묶였습니다. 유형별 분포가 크게 치우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도구를 다시 손봐야 할 근거로 보고된 것입니다.
근거의 한계도 함께 말해 두는 편이 정확합니다. 한방비만학회가 주관해 2024년 발간한 「비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GRADE 방법론을 적용했습니다. 근거의 강도를 등급으로 표시한다는 것은, 등급이 낮은 권고도 함께 실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비만 영역의 한약 임상연구는 표본이 작고 관찰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개별 처방의 효과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래서 변증의 쓸모는 "무엇이 낫는다"보다 "무엇부터 볼 것인가"에 있습니다. 자임당의 공비환 역시 한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거쳐 복용 여부가 결정되는 한의사 처방약이며, 군신좌사 원칙에 따라 구성한 자체 처방입니다. 조제는 경기 파주의 원외탕전실에서 규격품 약재로 이뤄지고, HPLC로 지표성분을 정량하며 중금속·잔류농약 자가검사와 배치별 품질검사를 거쳐 로트번호로 추적합니다. 세부 과정은 [원외탕전실과 한약 품질](/ko/journal/wonoe-tangjeon-quality)에, 복용 전 주의사항은 [다이어트 한약 복용 시 주의점](/ko/journal/diet-hanyak-precautions)에 정리돼 있습니다.

상담 전에 정리해 둘 네 가지
- 지금까지의 감량 시도를 시간 순으로 적습니다 — 방법, 기간, 중단한 이유까지. 무엇이 무너졌는지가 다음 계획의 출발점입니다
- 배고픔이 커지는 시점을 며칠간 기록합니다 — 시간대, 마지막 식사로부터 경과 시간, 전날 수면 시간을 함께 적으면 패턴이 드러납니다
- 먹었거나 먹고 있는 약을 성분명으로 적습니다 — 식욕억제제, GLP-1 계열, 한약, 건강기능식품을 복용 기간과 함께. 제품명만으로는 성분 중복을 알 수 없습니다
- 목표를 숫자와 기간으로 함께 정합니다 — 진료지침이 제시하는 1차 목표는 6개월 내 5~10%입니다. 기간 없는 목표는 평가할 수 없습니다
참고자료
- Sumithran P. et al., Long-Term Persistence of Hormonal Adaptations to Weight Los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65:1597-1604, 2011
- Fothergill E. et al., Persistent metabolic adaptation 6 years after "The Biggest Loser" competition, *Obesity* 24(8):1612-1619, 2016
- Wilding J.P.H. et al., Weight regain and cardiometabolic effects after withdrawal of semaglutide: The STEP 1 trial extension,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24(8):1553-1564, 2022
-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 2022」 요약본(8판)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기준」 마련, 2020
*이 글은 체중 관리와 관련한 생리학적 기전 및 제도 정보를 전달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공비환을 포함한 한약은 한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통해 복용 여부가 결정되는 한의사 처방약이고, 반응과 경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복용 중인 의약품이 있다면 반드시 상담 시 알리시기 바랍니다.*